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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일반상식

나는 언제 처음으로 냄새를 맡았을까?

 

나는 언제 처음으로 냄새를 맡았을까?

 

 

비록 양수에 잠겨 있긴 하지만 태아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포트 콜린스에 있는 콜라라도 주립대학에서 해부학과 신경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는 스테판 로퍼 박사에 따르면“ 태아가 냄새를 맡는 게 아니라 냄새가 태아의 비강조직에 흡수된다.” 고 한다.

 

 많은 어류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냄새를 맡는다.

태아가 떠 있는 양수는 온갖 냄새가 난다. 엄마가 매운 음식을 먹으면 양수는 지중해식 샐러드 같은 냄새가 난다. 마치 사람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저마다 독특한 것처럼 산모마다 양수의 냄새는 미묘한 차이가 낸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이 냄새가 아기와 엄마의 관계를 굳건히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출생 직후 하루 동안, 신생아는 양수와 그외 다른 물질로 코가 막혀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다. 이것은 마치 어른이 코가 막혔을 때 답답한 것과 같다. 그러나 이틀 쯤 지나면 코막힘이 사라지면서 냄새를 맡는 감각이 살아난다.

또한 태어난 지 며칠 밖에 지나지 않은 신생아가 어른과 맞먹는 정도의 후각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1934년 벌써 도로시 디셔 박사는 한 달 밖에 안된 신생아가 단순히 공기를 들어 마실 때보다 여러 가지 냄새를 맡았을 때 더 자주 요람 속에서 몸을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아기들은 제비꽃, 아위(미나리과 약용식물), 사사프러스(북미산 녹나무과 식물), 항수비자. 테레빈(소나무의 수지), 피리딘(알코올 변성제, 고무, 기름, 페인트 등의 용제), 레몬 등의 냄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했다.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 대학의 하다사 치과대학 교수인 야곱 슈타이너 박사는 한 성인 집단에게 여러 가지 냄새들 중 가장 “좋은” 냄새와 가장 “나쁜” 냄새를 선정하게 했다. 그들은 가장 좋은 냄새로 꿀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바나나, 바닐라, 초콜릿을 꼽았다. 가장 나븐 냄새는 썩은 달걀과 썩은 새우를 만장일치로 꼽았다. 그 뒤 슈타이너 박사가 이 냄새들을 각각 면봉에 묻혀 아기들의 코 밑에 대고 있었더니, 아기들은 좋은 냄새에는 미소를 지었고, 썩은 냄새가 날 때는 얼굴을 찌푸렸다. 게다가 어른들이 선택한 것처럼 꿀 냄새를 맡았을 때에 환하게 웃었고, 가장 많이 찌푸린 것 역시 썩은 달걀 냄새였다.

 

 한편, 다른 연구가들은 대다수의 신생아들이 성인보다(이 경우 성인이란 연구가를 말한다) 후각이 더 발달되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1975년 옥스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아이단 맥퍼린 은 신생아가 생모의 젖 냄새와 다른 아기 엄마의 젖 냄새를 구별해 낼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먼저 엄마들로부터 젖 냄새를 얻기 위해 가슴속에 거즈를 넣어 두어, 젖지 거즈를 흡수되게 했다. 맥퍼린 박사는 생모의 젖이 묻은 거즈를 아기의 얼굴 한 옆에다 놓고 다른 한쪽에는 다른 아기 엄마의 것을 놓아두었다. 그 결과 태어난 지 6일 된 아기들의 2/3 이상이 생모의 젖이 묻은 거즈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8일에서 10일 된 아기들은 3/4이상이 이와 같이 반응했다. 어린 아기들은 낯선 것보다 낯익은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처럼 생모의 젖 냄새를 구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난 지 6일 미만인 아기들은 비록 생모의 젖이 묻은 거즈로 방향을 돌리지는 않았지만 이보다 더 먼저 태어난 아기들은 그 냄새의 차이를 알아낸 것이다. 장작 맥퍼린 박사 자신은 그 두 거즈에서 나는 냄새의 차이를 구별할 수없었다고 한다.

박사가 실험한 아기들은 단지 냄새를 추적한 것이 아니라 구별하고 인식한 것이다. 이것은 중뇌에서의 반사작용을 넘어선 일종의 의식적인 작용이다. 따라서 맥퍼린 연구는 신생아의 후각이 성인의 것과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