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는 단언컨데 참회와 금식의 색이예요
황제의 색인 보라, 단언컨대 참회와 금식의 보라 빛 향기
고대에서부터 중세까지 보라색은 ‘영원의 색’ 이었다. 왜냐하면 옛날에는 거의 모든 색이
햇빛에 바랬던 것과 달리, 보래색은 햇빛을 통해 생겨난 색이어서 바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고대의 보라색은 달팽이에서 추출한 것이다. 지중해에 많이 서식하는 가시달팽이가
분비하는 무색의 점액을 썩힌 다음 은근한 불에 달인 액에 옷감을 넣어 햇볕에 말리면, 처음에는
녹색, 그 다음에 빨강, 마지막으로 보라색으로 변한다. 그러나 염료를 얻으려면 엄청난 양의
달팽이가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로마황제의 제관식에 입을 외투하나를 염색하는데 무려
300만 마리의 달팽이가 필요했다.
예나 지금이나 드문 것이 귀한 법이다. 고대에 보라색은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금단의 색이었다. 로
마에서는 황제와 황비, 그리고 황위 계승자만이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있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귀족과 평민들이 보라색 옷을 입는 것을 국법으로 금지시키고, 자신만 보라색 옷을 입었다.
귀족들과 원로원 원로들도 보라색 장식만을 달수 있었다.
이와 같은 로마제국의 전통은 가톨릭과 개신교로도 연결된다. 보라색은 주교와 수도원장, 교황청
고관 등 고위 성직자들의 엄격한 서열을 나타나는데,
주교는 공식석상에서 보라색 수단(성직복)을 입는다. 단추도 주교의 수단의 단추는 보라색, 추기경
수단의 단추는 빨간색이다. 이러한 전통은 신학교수들의 보라색 모자로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보라색은
가톨릭에서 참회와 금식의 색이기도 하다. 고해성사를 집행할 때 신부는 보라색 영대를 길게 늘어뜨리고, 고해성사실의 커튼도 대개는 보라색이다. 또한 가톨릭의 금식기간 동안 성직자들은 보라색 옷을 입고
미사를 드린다.
따라서 보라색이야말로 단언컨대 수도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인 것이다.